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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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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s
2023/05/20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 21.05.2023 3:4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강까지 나오려 해도 한참을 걸어 내려와야 되는 거 무골. 양쪽 산자락을 가로 걸치면 거미줄을 칠 수 있다고 하여 생긴 이름. 그런 곳이니 생전의 아버지 표현대로 바구미벌레 이마빡만한 땅을 부치며 겨우겨우 농사나 지어오셨습니다. 개 주둥이에 묻은 등겨라도 털어서 끼니 때울 모진 세월 겪어내시며...그토록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게 그것뿐이기...
2023/05/18 <봄은 올까> 18.05.2023 2:3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내 인생길에 꽃길은 없는 듯 고갯길, 비탈길을 오르고 첩첩산중의 오솔길에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불안감 나는 늘 그렇게 그 길을 걸었다 봄날도 여름날도 없는 듯 그 길을, 내게 주어진 각본 대로 때론 울고 웃으며 무대 위의 주인공 되어 최선을 다했다 가을의 풍요로움도 없이 살얼음판 같은 겨울을 맞이하고 겨울처럼 웅크리고 앉아 꽃이 피는지 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나의 사계...
2023/05/18 <노트 한 권> 18.05.2023 3:5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갈색 나무 대문을 여니 삐걱 오래된 나무 대문은 기이한 소리를 냅니다. 낡은 기와지붕은 검은 차광막에 둘러싸여 내려앉은 지 오래.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습니다. 수도 옆 장독대 위엔 빈 용기 몇 개가 나뒹굴고 마당 한쪽 작은 화단엔 덩굴 식물이 그물망 사이 봄 햇살에 깜빡 졸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친정집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의 유품 정리. ...
2023/05/17 <산다는 건> 17.05.2023 2:2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리움을 키우는 일이다 그리워하다 꿈에서 한 번 만나 보는 일이다 산다는 건 그리움을 하나씩 지워가는 일이다 기억이 희미해지듯 잊혀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 또 하루 새로운 그리움을 만드는 일이다 서금순 시인의 <산다는 건> 어떤 일은 어제 일인 듯 선명하지만, 어떤 일은 아무리 사진을 들여다봐도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지요. 그렇게 시간은 기억을 흐릿하게 지워가는...
2023/05/17 <국내최초 패밀리주크박스> 17.05.2023 3:0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편이 기타를 십년 배웠는데도 우리의 신청곡은 받아주지 않고 혼자서만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가족들은 ‘이제 또 시작하는구나..’ 하면서 그냥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니깐 여보 신청곡을 받아주라니까? 관객이나 청중의 요구를 들어줘야 가수로 성공할 수 있다고요. 마이페이스로 가요만 부르니까...우리가 좋아하는 가요하고 애들이 좋아하는 가요가 같...
2023/05/16 <지지 않는 꽃> 16.05.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상에 오기 전 하나의 씨앗이었다가 세상 속으로 떠밀려 나왔을 때 나는 꽃으로 불리었다 언덕 비틀며 아지랑이가 넘어올 땐 햇볕 잘드는 담장 아래서는 올망졸망 키작은 봄까치꽃으로 진종일 봄 햇살에 비벼댔었지 타는 듯한 목마름에 말라가던 여름날 지나던 소나기로 샤워하고 간혹 폭풍우와 천둥이 몰아쳐도 가지 끝에 매달려 안간힘으로 버텼어 건들바람 서늘하게 불어오는 들녘...
2023/05/16 <514-1번지> 16.05.2023 3:3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1987년. 그러니까 저희언니가 여섯 살, 제가 다섯 살이던 그 해 여름, 할머니까지 저희 다섯 식구는 수원 우만동 514-1번지로 이사를 했습니다. 큰 집이었던 저희 집은 명절 때도 북적거렸지만, 평소에도 참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습니다. 친척들이 하숙집마냥 거쳐 가기도 했고, 여름이면 시원하게, 겨울이면 뜨끈한 차 한 잔으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가는 나그네들도 많았습니다...
2023/05/15 <그 길목에서> 15.05.2023 3:3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초등학생인 저희 아이가 요즘 단소에 푹 빠져있습니다. 저도 딱 이 나이 때 단소며 리코더며 부는 것에 그렇게 빠졌었는데 저희 아이도 그러네요. 그런데 저희 아이는 저보다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단소를 들고 나가 등하교 때면 행단보도에 서서도 불고 화장실에서도 불고 아주 단소와 한 몸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봤자 연주할 수 있는 연주는 떴다 떴다 비행기 또는...
2023/05/15 <흔들리며 피는 꽃> 15.05.2023 2:2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2023/05/14 <건강이라는 소중한 선물> 15.05.2023 3:1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풍성해지는 나무들을 창문으로만 바라보다가 오랜만에 공원을 산책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너무 한 탓인지 한동안 발이 너무 아파서 걷는 걸 자제해야 했었거든요. 아직도 무리 하지 말아야 하기에 넓은 공원을 다 걷지는 못하고 일부만 걷다가 풍경을 보며 앉아서 쉬었습니다. 벤치에 앉아 공원산책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건강한 아이가 뛰어가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 지요. 반면...
2023/05/12 <내 삶의 길목에서> 15.05.2023 3:5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친정 엄마가 살고 계시던 답십리의 아파트 앞에는 작은 개울이 있습니다. 그저 한 뼘 길이의 도랑인데.. 여름이 되면 개구리 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 이 소리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관리실에서 틀어 주는 음향일거야. 수풀이 우거진 것도 아니고 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어찌 개구리가 살겠어?" "그렇지?" 아픈 엄마가 시골로 가시고 그 집에는 딸 아이 네가 이사를 왔습니다. 그...
2023/05/13 <하루쯤은> 15.05.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하루쯤은 묵묵히 담을 오르는 담쟁이처럼 침묵하며 전진할 것 하루쯤은 큰 감동과 기적보다 잔잔한 울림에 감사할 것 하루쯤은 꾸역꾸역 눌렀던 서러움을 맘껏 내뱉으며 울 것 하루쯤은 전시회도 찾고 연극도 보고 꽃도 사서 자신을 위로할 것 하루쯤은 똑같은 하루보다 작은 변화가 있는 하루를 만들 것 하루쯤은 높은 곳이 아니라 낮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하는 마음을 가질 것 조미하...
2023/05/12 <행복이 뭐 별건가요> 15.05.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번듯한 집 한 채 없고 값싼 물건을 찾아 발품 팔아가며 살아가는 삶이 안쓰러워 보이나 봅니다 고단한 몸 뉘일 수 있고 소박한 밥상을 차려놓고 반겨주는 사람이 있기에 괜찮은데 말입니다 별일 아닌 일에 웃음 주고 별거 아닌 일에 다투어도 등 돌릴 수 없는 사람이 곁에 있기에 살아갈 만합니다 내 작은 품에 둥지를 틀고 포근히 잠드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여정길 거친 바람이...
2023/05/13 <사랑하는 이 마음> 15.05.2023 3:3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머니가 일을 하게 됐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엄마 힘들 텐데..?’ ‘아니다. 엄마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엄마가 움직이고, 걸을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다는 것 아니니? 엄마는 좋아. 돈 모아서 우리 딸 보내줄게. ’무슨 딸에게 돈을 보내주시다 그래요. 절대 그러지 마세요.‘ 입술에 난 혹을 보고 걱정되신 엄마는 몇날 며칠 잠을 못 주무셨을 겁니다. 얼른 병원 가서 고치면 되는데...
2023/05/14 <저녁을 거닐다> 15.05.2023 3:3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5/11 <그대 아파할 까 봐> 11.05.2023 2:2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립다 보고 싶다 말하면 그대 많이 아파할 까 봐 그립다 보고 싶단 말 못 하여요 그냥 나 혼자 그대가 남겨 준 사진 속 미소 보며 그리운 맘 보고픈 맘 달래 볼래요 그래도 그래도 그리는 맘 보고픈 맘 커지면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볼래요 그대 보고파 눈가에 고인 눈물이 볼에 흘러내리지 못하게 박광현 시인의 <그대 아파할 까 봐>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날, 힘들었다고...
2023/05/11 <콩고물의 기억> 11.05.2023 3:1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작년 봄에 경동시장에서 쑥을 사서 삶아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것을 방앗간에가 인절미를 만들어 콩고물에 묻혀 아침에 먹으니 식사대용도 되고 고소한 맛에 즐겨먹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옛 추억 하나를 떠 올렸습니다. 아마 4,5살쯤이 아닌가싶습니다. 전 남원의 주택가에서 살았습니다. 할머니와 우리는 한 울타리 안에 다른 건물에서 살았는데 본채의 할머니 방에서 부엌으...
2023/05/10 <완두콩 가족> 10.05.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완두콩 한 자루 퍼내 놓고 두 손은 완두콩과 씨름을 한다 어느 것은 여덟식구 대가족 어느 것은 두 식구 핵가족 큰집은 큰집대로 작은 집은 작은 집대로 모두가 화목한 가정이다 핵가족은 알콩달콩 대가족은 시끌벅끌 모두가 행복하다 한 포대기의 완두콩 껍데기는 껍데기대로 알콩은 알콩대로 모으고 완두콩 까기는 끝이 났지만 완두콩 가족이 보여주는 사랑과 평화 모든 가정이 함께...
2023/05/10 <계란말이> 10.05.2023 2:3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침을 준비하며 반찬을 보니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된장국 하고, 좀 오래되어서 맛도 별로인 열무김치 배추김치 그리고 김하고 밑반찬 몇 가지. 밑반찬도 매일 먹다시피 하니 별맛이고 어쩌나 하며 냉동실을 뒤져보니 고맙게도 조기가 있습니다. 3마리 해동시켜 밀가루 뭍 혀 노릇노릇 구워놓고 보니 그래도 뭔가 서운해 냉장실을 열어보니 그럼 그렇지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계란이...
2023/05/09 <내가 되어보니> 09.05.2023 3:1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가끔은 혼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눈물을 닦기도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휴대폰 사진 말고 앨범속의 사진들을 꺼내 볼 때입니다. 오늘은 노랗게 색이 변한 육아수첩과 육아일기가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펼쳐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소아과를 방문했던 기록입니다. 연년생 두 남자아이는 하나가 감기에 걸리면 어김없이 둘째가 걸리고 감기를 앓고 나면 귀앓이...
2023/05/09 <이제는 그만 울래> 09.05.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제는 그만 울고 이제는 그만 울래 하늘아 구름아 마른 눈물 자국 씻고 한 기억이 멀리 수평선에 아롱집니다 스스로 벌어야 하는 학비 때문에 벌을 써가며 수업 시간 쫓겨나고 흐르던 수돗가에 달려가 물로 배를 채운 슬픈 흔적 가슴아 미안해 내 가슴아 미안해 쓸쓸함이 일렁이는 파도야 너는 알고 있지 세상 이러했다는 것을 마른 눈물 자국 씻고 한 날이 멀리 수평선에 아롱집니다...
2023/05/08 <어머니의 빨간 매니큐어> 08.05.2023 3:2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여든 넷 되신 어머님이 잘 드실만한 뷔페에 예약을 해 갔습니다. 차로 십 분 거리에 있는 뷔페식당에 도착하니 어머님을 모시고 동서네 가족들이 미리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로 2년 만에 갖는 모임이라 너무 행복했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어머님이 드실 것을 이야기하시는데 식성이 많이 변하셨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원래 샐러드를 좋아하셨는데 고기만 찾으셔서...
2023/05/05 <왜 그리 바빴지?> 07.05.2023 4:0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입대를 앞둔 둘째 아들이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드라마를 보다 간식인지 저녁인지 간단히 먹을거리를 챙겨 식탁에 앉길 레, 아들 앞에 나도 앉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전에 아빠랑 셋이 식사한 날, 카페에서 너 먼저 일어나고 둘이 앉아 거리를 한참 구경했지. 어떤 아기가-아마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길 같았어. 오른쪽으로 지나갔는데 잠시 후에 왼쪽으로 지나가고 다...
2023/05/06 <내 삶의 길목에서> 07.05.2023 3:2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편과 볼 일을 보고 가는데 집에 소금이 떨어진 것이 생각났습니다. 동네 마트 앞에서 잠시 주차를 했습니다. 남편에게 기다리라고 한 다음, 서둘러 마트 안으로 들어가 소금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상품진열 위치가 바뀌어서인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마침 직원분이 지나 가 길래 “저 소금이 어디에 있어요?” 했더니 그냥 지나칩니다. 바쁜가 보다 생각을 하고 여기 저기 찾...
2023/05/07 <뽀글뽀글 파마를 했어요.> 07.05.2023 3:1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요? 동네 미용실에 가서 10년 만에 뽀글이 파마를 했습니다. 긴생 머리를 고수했던 저인데..마치 오래된 만화캐릭터 "캔디" 같습니다. 미용실에서는 "넘 예쁘네요. 파마 잘나왔어요. 생머리보다 더 낫네요." 하면서 예쁘다고들 하셔서 기분 좋게 집으로 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엄마야? 어디 갔다 오는 거야?." 하면서 아들이 얼굴을 쏙 내밀더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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