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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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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s
2023/05/31 <행복에 대한 저항시> 31.05.2023 2:4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연금을 계산하고 노후를 설계하고 새로 나온 보험을 좇아다니다가 봄날이 다 지나갔다 아파트 한채를 장만하고 차 한대를 갖고 여행상품을 검색하는 동안 명품을 간파하는 눈이 생겼는데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고 배신 타령을 한다 와인맛 커피맛을 하는 혀 좋은 브랜드 옷의 감촉은 좋아하면서도 정작 네 살갗에는 무덤덤 행복해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주말이면 쇼핑과 외식으로 파김...
2023/05/31 <집순이 의 하루> 31.05.2023 3:3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 집 쫑쫑 이. 유기 견 보호소에 갔다가 데려오게 되었는데 며칠 동안은 너무 많이 물려서 파양도 생각해보았지만 어디 간들 이 아이가 힘들 것이라 생각해 우리 집에 온 이상 최선을 다해보자 한 것이 4년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혼자 집에 두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한번은 가족이 외식을 가기위해서 카메라로 촬영을 해두고 나갔다 돌아와서 본 영상은 정말 안쓰럽기 그지없었습니...
2023/05/30 <요즘의 발견> 30.05.2023 2:3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잊은 듯이 한참 있다가 뚜껑을 열면 솥바닥에 자리잡은 절망의 크기만큼 온전한 한덩이의 누룽지가 안간힘으로 솟아올라 있다 구수한 누룽지 한조각 만드는 것이 요즘 나의 즐거움이다 누룽지를 들어내고 환한 솥바닥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요즘 나의 발견이다 나희덕 시인의 <요즘의 발견> 적당히 잘 눌은 누룽지는 솥 바닥에서 깨끗하게 똑 떨어집니다. 누룽지를 떼어내고 말...
2023/05/30 <멜랑꼬리 맨> 30.05.2023 3:4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주말을 지나던 궂은비에 우울히 집안을 서성이다 오래전에 쓴 듯한 이렇게 비 내리던 날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점심 식사에 흰 머위 대 볶음이 콩가루에 묻혀 나왔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우리 일행은 기린이라는 유쾌한 면소인 현리 차부 뒷골목의 허름한 집에서 산나물과 된장국으로 늦은 점심 허기를 때울 때우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덜컹대는 유리 창 너머로 억수 같은...
2023/05/28 <감포 바닷가에서> 29.05.2023 3:1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해안 갯벌체험의 설천마을. 경남 통영의 사량도. 경주의 감포 바닷가.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헤매기를 며칠.. 결국 최종 낙찰 지는 회장의 의견대로 감포 바닷가. 느지막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자관에 도착하니 4시 10분경. 먼저 도착한 회원들과 웃음 가득한 여유로움 속에서 커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대구를 출발했습니다. 북 대구 IC를 지나서 경주로 향하는 경부 고속도로....
2023/05/26 <내 삶의 길목에서> 29.05.2023 3:3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두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큰애는 자연분만을 했는데, 둘째는 자연분만을 하다가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결국 뇌병변이라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큰애가 그 때 5살. 똑똑하고 건강한 모습만 보다가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돌보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남편도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괴로워 하다가 공황장애 증상를 보이더니 잘...
2023/05/26 <오월이 가기 전에> 29.05.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베네딕도 수녀원 울 따라 걷노라면 아슬한 나뭇가지 타고 오른 줄장미 눈맞춤 그것만으로 마음결 환하여라 오월이 가기 전에 하고픈 말 있는지 무심한 행인들 가만 불러 세운다 힘들 때 하늘도 가끔 바라보며 살라는지 이희숙 시인의 <오월이 가기 전에> 하늘 좋은 날엔 하늘멍, 구름멍. 담장을 수놓은 장미를 보며 장미멍.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선 바람멍. 소낙비가 내리면 비...
2023/05/29 <그날의 버스비> 29.05.2023 4:1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 지방의 한 시외버스 정류장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아주 오래전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여고생이던 저와 단짝 친구와 소소한 일로 마음 상해서 한 동안 서먹서먹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여름방학을 맞았죠. 이대로 공백기를 가지면 안 되겠다 싶어 시골에 가 있는 친구를 만나러 2시간 거리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그런데 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지갑과 친...
2023/05/27 <나는 왜?> 29.05.2023 3:2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맏며느리지만 맏이 역할을 못하고 지냈습니다. 시어머님 살아계실 때, 맏이인 우리 집보다 동서네 집에서 사셨습니다. 효자 남편은 늘 그게 마땅찮아 했는데 어머님과 꼭 사이가 좋지 않아서보다는 동서가 직장에 다니니 어쩔 수 없이 동서네 아이들을 봐 주다가 그냥 동서네 집에서 아예 살게 되신 겁니다. 아무래도 같이 안 살다보니 나는 시어머님과는 늘 서먹하고 불편했습니다. 그...
2023/05/28 <저녁을 거닐다> 29.05.2023 3:3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5/29 <흉터> 29.05.2023 2:2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예쁜 다리 오금팽이 살짝 숨어 눈을 뜨고 있는 흉터 유치원 때 교통사고로 만들어진 흉터 볼 때마다 우리 아빠 마음 아프다 그래요 볼 때마다 우리 엄마 보조개 같아 귀엽다 그래요 그래그래 그 마음이 사랑이란다 이다음에도 네 흉터 예쁘다 귀엽다 안쓰럽다 보아주는 사람 만나서 살아라 네 마음의 흉터와 얼룩까지 감싸주고 아껴줄 줄 아는 사람이 정말로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란다....
2023/05/27 <산> 29.05.2023 2:3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 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 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색 구절초꽃 곁을 지날 때 구절초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 지는 꽃이야 너도 이렇게 꽃 피어 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2023/05/2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25.05.2023 2:4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애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벗어나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숨어 있던 그대만을 위해 쓰여질 그 어떤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대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여전히 그대에게 사랑한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을...
2023/05/25 <내 삶의 길목에서> 25.05.2023 3:5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편과 하루 종일 멀뚱하게 할 말도 별로 없이 지낸지도 8개월. 책도 읽었다가 베란다 화초를 키우기도 하고 5일장에 가서 여러 종류의 묘 종도 사서 심어 놓기도 하고.. 라디오를 들으며 사연 보낸 분들의 이야기에 젖어들다가 동네 산책길도 걷다가 저녁에 드라마 보는 게 나의 반복되는 일과였습니다. 남편은 다니던 직장의 경영난으로 집에 있게 되면서 무료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2023/05/24 <용기와 꿈을 준 어르신> 25.05.2023 3:5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작년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어 사회 복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땐 열심히 해야지 결심을 했었는데 일 년이 지나가니 과연 내가 좋은 복지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실습을 한 달 나갈 기회가 생겨 주간 노인 돌봄 시설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치매를 앓고 계시거나 거동이 힘드신 분들이셨는데...
2023/05/24 <조약돌> 25.05.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나 굴러야 할까 얼마나 부딪히고 상처 받아야 우리 서로 상처 주지 않을까 부딪히고 아파하고 소리 내어 울다 보면 세상에 아름다운 보석처럼 빛나진 않아도 아름답지 않을까 모남 없이 둥글게 살다 보면 서로 부둥켜 안아도 아프지 않을 거야 행복할거야 김연식 시인의 <조약돌> 정작 모난 건 내 마음인지도 모르고 조그마한 상처에도 밤잠을 설칠 때가 있었지요. 그런데 세...
2023/05/23 <슬픔이 강물처럼 흐를 때> 23.05.2023 2:2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슬픔이 강물처럼 흐를 때 차라리 나는 깊은 강이 되리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차라리 나는 넓은 바다가 되리 슬픔이 절벽처럼 찔러 올 때 차라리 나는 높은 산이 되리 그러면 끄떡없지 그러면 아무 일 없지 슬픔이 아무리 큰들 내 생보다야 더 크겠나 입술 지그시 깨물고 꿀꺽 목 넘겨 그 슬픔 삼키리 그러면 끄떡없지 그러면 아무 일 없지 양광모 시인의 <슬픔이 강물처럼 흐를...
2023/05/23 <기억 저편에...> 23.05.2023 3:3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 주말에는 초등학교 동창들과 강화도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졸업한지 오십년이 넘었지만 일 년에 한 두 번 씩 만나 서로의 소식도 전하고 좋은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이번엔 고향에 사는 친구들이 버스를 빌려 올라오고 서울에 사는 친구들도 각각 만남의 장소로 모여 머리는 희끗희끗하고 주름진 얼굴이지만 어릴 적 모습이 다 남아있어 친근한 사투리가 나오고 웃음이 끊이지...
2023/05/22 <내 삶의 길목에서> 22.05.2023 3:5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께 효도다운 효도를 했습니다. 저희 친정은 부모님생신, 어버이 날 같은 가족행사가 있으면 외식을 하기보단 집에서 잔치를 합니다. 1남 3녀인 저희 집은 어른만10명, 아이들은 8명. 스무 명 가까이 되는 대가족이 모이면 일단 식당을 예약하기도 어렵고 또 음식취향도 제각각이라 메뉴하나 고르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눈치안보고 우리식구끼리...
2023/05/22 <껴안다> 22.05.2023 2:2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울림 같은 시 같은 감사의 순간을 만나면 꼭 껴안게 된다 산다는 것 결국 제 생김생김을 껴안는 일임을 가장 따뜻한 순리임을 차츰 빛나지 않는 제 일상도 한번쯤 껴안게 되고 가난한 행복도 껴안아 주게 된다 늘 애타게 시를 만나는 일처럼 답답한 제 주위를 껴안고 번민으로 얼룩진 제 시간 껴안으면서 누군가 생의 악보는 완성된다는 사실을 사람이 하늘을 꼭 껴안다 보면 하늘도 사...
2023/05/21 <저녁을 거닐다> 21.05.2023 3: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5/21 <친구의 개업식> 21.05.2023 3:0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친구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업했습니다. 몇 년 전에 힐링 미용실을 개업했던 그 친구가 건강상의 이유로, 미용실을 접어서 저희의 아지트가 사라지는 바람에 많이 아쉬워했는데...그 어렵다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작년 가을에 합격한 것입니다. 시험에 모든 걸 쏟아 부은 친구는 식사도 잘 못할 정도로 수척하고, 기력이 소진해 있었는데 만물이 소생하는 봄. 이제는 건강도 많이 회...
2023/05/19 <은은하게 아프다는 것> 21.05.2023 2:4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얇은 종이에 손가락을 베었다 뜨거운 찻잔에 닿은 그 부분이 은은하게 아프다 그 남자의 몸을 파묻은 문장의 힘에 내 몸을 둥글게 구부려 무릎을 끌어당긴 채 검은빛의 글자에서 작동하고 있을 결핍의 심장을 생각했다 그리고 내 시선의 안쪽으로 스며 올린 젖는 마음들의 그 속을 생각했다 단어의 표면은 고독하지만 속은 그래도 사람의 핏줄 모양 흐름이 있어 가슴속에 풀어져 스며든...
2023/05/20 <행복을 먹는 아이들> 21.05.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처마 끝 그림자가 댓돌 너머 저만치 마당으로 물러나면 초여름 대청마루는 분주해진다. 엄마는 밭에서 캐온 감자를 골라 껍질을 깎고 강판에 감자를 간다 강판에 흐르는 감자즙을 바라보는 아이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를 내며 요동을 친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가마솥 떡 시루에 까맣게 윤기가 흐르는 감자떡이 팥고물로 곱게 단장하고 얼굴을 내밀면 엄마는 대나무 잣대를 떡...
2023/05/19 <엄마, 달고나 먹고 싶어요> 21.05.2023 3: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먹을 게 귀했던 어린 시절, 엄마는 우리 세 남매를 햇볕이 잘 드는 골목길에 앉혀놓고 달고 나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국자에 설탕을 넣고 휘휘 젓다가 소다를 넣으면 황갈색 맛난 과자가 되었지요. 끝 맛이 묘했지만 어릴 때 우리에게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부푼 달고 나처럼 어릴 적 우리들의 꿈도 부풀기만 했는데 엄마는 집에 계신 아버지 대신 날마다 식당 설거지를 하러 다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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