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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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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s
2023/07/23 <저녁을 거닐다> 23.07.2023 3:3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7/20 <내 삶의 길목에서> 20.07.2023 3:3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는 동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개나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는 걸 보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떠난 지 10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복지관도 다니고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데 낮에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저녁이면 혼자라 말할 사람도 없습니다. 이런 내게 옆집 형님이 강아지를 키워보라고 사람보다 나을 때도 있다고..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2023/07/20 <담쟁이> 20.07.2023 2:2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세상은 말하죠 사는 것이란 홀로 감내해 내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내가 소나무쯤은 되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심한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뒤늦게 알았어요 나는 소나무도, 무엇도 아닌 담쟁이 넝쿨 속의 작은 한 잎이란 것을 비바람 속에서는 서로 기대어 담벼락을 더 꼭 붙잡아야 한다는 것을 하은혜 시인의 <담쟁이>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다 해도 시련 앞에선 우린 늘 하나가 됩...
2023/07/19 <언니에게> 19.07.2023 3:5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제발 열이 오르면 나한테 얘기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언니 집을 나왔습니다. 언니는 귀농 3년차 농부로 살건만 도시 생활만 하다가 귀농이라는 게 녹녹치 않았을 겁니다. 저와는 다르게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으로 일을 잘한단 말은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건강은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아요. 언니는 결국 좋지 못한 건강상태로 시골로 내려와 어설픈 농사를 짓다가 그만 알게...
2023/07/19 <여름밤 꿈> 19.07.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한여름 밤에 몸이 더운 사람들은 창문을 열고 잠을 자겠죠. 달빛은 사람들 이마에 잠깐씩 스몄다 가고 또르르또르르 풀벌레 소리 사사삭사사삭 나뭇잎 소리 사람들 귓속으로 흘러들겠죠. 그러면 나는 알고 싶어요. 그때에 사람들은 무슨 꿈을 꿀까요? 그러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엄마 잃은 새끼 고양이의 가는 울음과 술 취한 아저씨가 불러 대는 한숨 섞인 노랫소리 들려오겠죠. 그러...
2023/07/18 <내 삶의 길목에서> 18.07.2023 3: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요즘 꽃 사진 찍기에 빠져 있습니다. 꽃은 봄, 가을에만 피는 줄 알았는데 여름에도 피는 예쁜 꽃들이 있더라고요. 아침 출근길에 파란색, 핑크색, 보라색의 겹꽃으로 저에게 인사하는 수국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인 거 같아요. 제주도 사려니 숲길에서 처음 보고, 황홀한 파랑색에 너무 좋아했던 꽃이었는데, 둥그런 항아리 화분에 풍성히 심어 색상별로 클로즈업해 화면에 담으니...
2023/07/18 <거울 속에는> 18.07.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빠가 거울을 보고 있는 모습에서 나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지난 학기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였다. 손톱이 곱고 컸던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생각날 때마다 나는 내가 갉아 먹은 작은 손톱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할아버지는 수염도 길었다. 만지면 꺼끌꺼끌했다. 그래도 내가 만지는 걸 할아버지는 좋아했다. 할아버지는 내 손톱을 잡고 만져 주기도 했다. 거울 앞에 섰는데 나...
2023/07/17 <꽃길만 걸어요> 17.07.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꽃길만 걸으라는 편지를 받았어요 비단길만 걸어요 꽃 글씨를 받았어요 어찌 나 혼자 꽃잎 살결과 비단 날개에 발자국을 찍을 수 있겠어요 당신이 올 때까지 꽃길과 비단길은 피하며 걷겠다고 길바닥에 박힌 돌부리를 캐내고 있겠다고 편지를 써요 비단을 수놓던 바늘쌈으로 누군가의 발바닥에 박힌 가시를 파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답장을 썼다가 지워요 그러다 결국 당신 편지를 베껴...
2023/07/17 <엄마 때문에> 17.07.2023 3:0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코맹맹이 소리를 하던 딸에게 코로나 검사를 해 보라고 했더니 "감기래” 하더니 심상치 않던지 검사를 해보니 코로나라고.. ‘어쩌지 엄마가 올라갈까’했더니 "엄마 지금 무슨 소리야. 약한 엄마한테 코로나 옮기면 어쩌려고 혼자 있을 테니 걱정 마. 다 걸리는 코로나인데 뭘.’전에 내가 코로나 걸렸을 때 딸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오겠다는 걸 내가 말렸거든요. 내가 딸에게...
2023/07/16 <아직은 살만한 세상> 16.07.2023 2:2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금요일 볼일이 있어서 안양 쪽에서 산본을 가야했습니다. 집 앞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타자마자 목적지를 알려드리고 가만히 귀 기울여 보니 저녁 스케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전 내심 반가움 마음에 ‘저도 좋아하는 방송인데 택시 안에서 듣게 되니 너무 기분이 좋으네요.’라고 하니 기사님도 ‘아 그러세요?’ 하면서 하루 종일 CBS FM을 켜놓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 뵙는 기사님이...
2023/07/14 <내 삶의 길목에서> 16.07.2023 3:2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낯선 곳에서 뜻밖의 상황에 부딪쳤을 때 누군가에게 받은 친절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게 되죠. 회사에서 경주로 1박2일 교육을 갔습니다. 늦게까지 교육을 받고 호텔에 짐을 풀고 오랜만에 푹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경주 보문호수 길을 걸었습니다. 장마철이라 변화무쌍한 날이란 걸 알았지만 갑자기 쨍쨍한 날에서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거세어 졌고 비...
2023/07/15 <행운이 올까> 16.07.2023 2:4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소문에 당첨 잘 된다는 복권 명당 소를 찾아갔더니 줄 사탕, 비엔나소시지처럼 늘어졌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사람들은 불확실한 당첨에 행운을 걸듯 제집처럼 드나든다 선택한 번호를 외우고 보물인 양 지갑에 넣어 다니며 아이가 소풍을 기다리는 것처럼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는 희망을 품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 추첨하는 날 ‘꽝’ 결과에 괜스레 허탈하지만 땀방울 없이는 내 것이...
2023/07/14 <행복> 16.07.2023 2:2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 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거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심재휘 시인의 <행복> 어떻게 하루하루가 매일 만족스럽...
2023/07/15 <내 삶의 길목에서> 16.07.2023 3:5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기다란 두 개의 의자에 할머니 몇 분이 앉아 계십니다. 그날따라 많이 걸었던 탓에 다리가 아파 빈자리가 있나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비닐봉지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옆에 앉아 계신 할머니가 산딸기주인으로 보였지만, 치워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마침 휴대폰 벨이 울려서 받게 되어 잠깐 통화를...
2023/07/16 <저녁을 거닐다> 16.07.2023 3:2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7/13 <진창길> 13.07.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종일 궂은비 내린다 빵은 젖어서 질척질척하다 가도 가도 마을이 먼발치로 보이는 아득한 진창길을 한 아낙이 우산도 쓰지 않은 채 터벅거리며 간다 옆을 스치다 슬쩍 보니 그녀는 울고 있었다 비 젖은 얼굴인 줄 알았는데 한 손에 보퉁이 들고 무엇 때문일까 나는 솟구치는 궁금증을 못 참고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 이동순 시인의 <진창길>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솔직해집니...
2023/07/13 <내 삶의 길목에서> 13.07.2023 3: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중학교 때 신발 앞쪽이 쫙 하고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속상한 마음도 잠시, 새 신발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엄마가 퇴근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엄마에게 벌어진 신발을 보여드렸습니다. 엄마는 방에 있던 아빠에게 “이 앞부분 순간접착제로 붙여줘~”그 순간 들뜬 마음은 짜증으로 바뀌어,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20년...
2023/07/12 <내 삶의 길목에서> 12.07.2023 3: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치매에 걸려 아버님 없이는 하루도 생활하기 힘든 어머님을 보고 있으면 가족을 위해 늘 음식을 만드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어머님은 정말 깔끔하고 매사가 분명하신 분이었습니다. 집은 늘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고 일주일에 한번은 꼭 이불빨래를 하셨죠. 그런 어머님에게 서운한 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둘째를 낳고 난 뒤였습니다. 남편이 장손이다 보...
2023/07/12 <멋진 당신> 12.07.2023 2:4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식사를 끝낸 널찍한 식탁 위 하얀 LED 불빛을 위로하고 아내가 글씨 작은 두꺼운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코끝에 걸터앉은 도수 높은 돋보기가 읽어주는 글씨를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마디 굵은 손으론 열심히 쓰며 힘든 살림 고된 직장 생활이 많이 힘들 텐데 감기는 눈 비벼가며 요즘 애들이 잘 쓰는 말로 열공하고 있다 즐겨 시청하던 TV 드라마 예능 프로도 멀리 한 채...
2023/07/11 <못난 것들이> 11.07.2023 2:2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제야 알았네. 수업 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첫눈 온다고 창밖만 바라보던 정근이, 꼴찌가 좋다며 툭하면 수업 빼먹던 민철이, 부모 몰래 오토바이 타다가 넘어져 여섯 달 꼬박 병원 신세 지던 동준이, 부모 이혼하고 난 뒤에 학비조차 내지 못하던 순식이...... . 그 못난 것들이 겨우겨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말이야, 틈틈이 못난 스승을 찾아와 위로하고 간다는 것을. 그 못난 것...
2023/07/11 <남편, 베란다텃밭에서 꿈을 이루다> 11.07.2023 3:11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시골태생인 남편은 작은 텃밭에 대한 로망이 늘 있었습니다. 각종 채소를 직접 키워 바로 따서 식탁에 올리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설 레이고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쁜 직장생활에 치이고 더구나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텃밭 가꾸기는 언감생심. 그러더니 별안간 아쉬운 대로 베란다 텃밭이라도 만들어봐야겠다 며 화분 몇 개와 모종삽, 호미를 사오더니 거름 섞인 좋은 흙을...
2023/07/10 <먼저 "안녕하십니까!" 인사하기> 10.07.2023 3: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달에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은 곳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 지리산 천왕봉(1915m)을 다녀왔습니다. 50대 중후반. 체력이 뒤받침 되어 줄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남편과 2박 3일 일정을 짜고 숙박지로 출발하였는데 날씨는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 등산 당일에는 전날 늦은 밤부터 줄기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포기하고 마지막 날에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2023/07/10 <길목에 지쳐 머물 때> 10.07.2023 2:4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길목 뿌연 밤안개가 끼고 어두운 밤하늘 생각과 마음에서 공허함이 허공에 머물 때 스쳐 간 시간 머물던 미소가 가려진 달빛과 별빛에 한 영혼이 멈춰 선 자리 콧날이 시큰거린다 먼 길 사랑해야 했지만 상처의 몸을 지탱하며 서성이며 가다가 멈춰 선 자리 길목 어귀 짐 내리고 덜 석 주저앉아 가슴을 펴고 한숨 몰아쉴 때 한 줄기 바람 다가와서 달래주네 잠시 쉬어가라고 바람 바람...
2023/07/07 <역지사지> 09.07.2023 2:2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점심시간 분산된 통장들을 싸리로 빗자루 묶듯 묶어주기로 몇 발짝 건너 은행을 찾았으니 시간은 쉴 틈 없이 간다만 병아리 직원의 낯설은 업무가 꾸물꾸물 진도는 제자리 밥 시간 다 가겠네 서두르라 너스레 떨고 싶다만 여기 묻고 저기 묻고 애타는 그 마음은 오죽할까 마주치는 눈 미안할 정도로 얼마나 애잔하던지 눈앞에 상사의 얼굴 성난 황소의 모습처럼 스쳐가 말할까 말까 하...
2023/07/09 <내 삶의 길목에서> 09.07.2023 2:4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전 18대 종손으로 본가는 경남거창입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할머님이 일본 분이라 그분 손에서 아주 천하의 독불장군처럼 자랐습니다. 학생 때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까지, 대학은 일본 오사카 대학과 한국서울대학원으로 운이 좋게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종손이라는 압박은 대를 이어 안한다는 것 외에도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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