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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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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s
2023/06/26 <소나기 지나가시고> 26.06.2023 2:4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렇지 마음도 이럴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소나기 한줄금 지나가시고 삽 한자루 둘러메고 물꼬 보러 나가듯이 백로 듬성듬성 앉은 논에 나가 물꼬 트듯이 요렇게 툭 터놓을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물꼬를 타놓아 개구리밥 섞어 흐르는 논물같이 아랫배미로 흘러야지 속에 켜켜이 쟁이고 살다보면 자꾸 벌레나 끼고 썩기나 하지 툭 타놓아서 보기 좋고 물소리도 듣기 좋게 윗배미 지나...
2023/06/25 <함상 공원에서> 25.06.2023 4:1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남편과 대명항으로 향했습니다. 한산하리라 생각했던 포구는 의외로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포구 옆 함상공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해군 군함으로 바다를 지켜오다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해 조성된 공원은 안보 교육 현장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영상관, 선실 체험 공간, 한국전쟁 홍보관, 한주호 준위 추모관 앞에선 마음이 숙연해...
2023/06/24 <참말로 벨일이여> 25.06.2023 2: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비는 왜 한번도 안 온다냐, 여즉 논에서 일하는겨? 오째 이리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 하늘 깊어진 걸 보니께 벼 벨 때가 된 것 같기는 헌디, 암만 그려도 엄니 얼굴 잊어부리믄 안되지, 참말로 벨일이여. 아무 말도 못하고 처마 그늘만 만지작거렸다 치매 걸린 할머니가 한번씩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아버지를 찾는데, 울안에 번개 맞아 쓰러진 향나무 저승 간 지 오래라고...
2023/06/25 <저녁을 거닐다> 25.06.2023 3:2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6/24 <소중한 인연이 쭉 이어지길 바라며> 25.06.2023 2:5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8년 가까이 동호회를 모티브 삼아 가족처럼 지내며 회원 하나하나를 살뜰히도 챙겼던 동갑내기 친구가 이사를 간다고 하네요. 그 동안 회원들의 대소사는 물론이고, 동호회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솔선수범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쳤고, 지금까지 동호회가 유지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기에 진정 헤어지고 싶지 않은 건, 전 회원들의 공통된 마음일 거라 생각됩니다. 지난 송별회 때에...
2023/06/23 <이게 꿈인가> 25.06.2023 3:1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에 큰맘 먹고 오대산으로 등산을 나섰습니다. 승용차로 50분. 월정사 입구에 주차를 하고 산을 올랐습니다. 오대 천을 따라 40분 정도 지나니 갈증이 나 물을 꺼내 마시고 있는데 한 사람이 혼자 오르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디까지 가시냐고 묻는데 왠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해 이것저것 물으니 광주 포병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수료 후 바로 같은 침상에서 동기로 입대...
2023/06/23 <그런 저녁이 있다> 25.06.2023 2:4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물 무렵 무심히 어른거리는 개천의 물무늬며 하늘 한구석 뒤엉킨 하루살이떼의 마지막 혼돈이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바라보려 한다 뜨거웠던 대지가 몸을 식히는 소리며 바람이 푸른 빛으로 지나가는 소리며 둑방의 꽃들이 차마 입을 다무는 소리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들으려 한다 어둠이 빛을 비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나무의 나이테를 내 속에도 둥글게 새겨넣으며 가만...
2023/06/22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 22.06.2023 2:30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랑은 한 포기 꽃처럼 피었다 시들면 떨어지는 꽃잎 같지만 꽃 피고 잎 모양 무성할 때 보이지 않던 나뭇가지 살포시 고개 들며 굿 굳이 자태를 뽐내는 요즘 비바람 흔들려도 쉽게 꺾이지 않는 너만의 힘을 자랑하듯 사계절 견디어 가지 사이 달 뜨고 별 반짝반짝 삶 속에서 하루하루 나이 먹고 모자람이 터질 듯 욕심 없이 산 다 는 게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와 같다. 오석주 시인의 &...
2023/06/22 <내 삶의 길목에서> 22.06.2023 3:3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가 선생님을 다시 찾게 된 건 고2 시절 선생님이 학문도 가르쳤지만 인생의 바른길을 늘 깨우쳐 주시려고 애쓰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졸업 후 잊고 지내다 10년 전 친구가 선생님을 어렵게 어디 계신지 알아냈습니다. 다행히 같은 부산에 살고 계셨고 은퇴 후 산행과 바둑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담임을 하신적도 없는데 우리의 얼굴을 기억해 주셨고 수업시간 우...
2023/06/21 <꺾어야 사는 인생> 21.06.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십견 의사가 말한다 “꺾어야 삽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어리둥절한 나에게 그는 씩 웃고는 어깨에 주사 한 대 놓고 일주일 치 근육 완화 약 처방을 준다 그러고는 물리치료 받고 가란다 물리치료 받으며 나는 의사의 말귀를 알아차린다 오늘도 나는 오십견이 온 오른쪽 어깨를 뒤로 꺾어본다 근육이 아픈 듯하다가 시원해진다 인생도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을 한번 뒤로 꺾어보자...
2023/06/20 <울보는 빗소리가 좋다> 20.06.2023 2:2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생계유지 목적이 우선이라는 핑계로 놀거나 쉬는 일은 알지도 못했고 가족과 다정해 볼 틈도 없었다 반복되는 우여곡절도 겪어야 했기에 빗소리가 나에게는 음악으로 들리고 그 소리를 들어야만 마음이 안정되는 울보는 장마철 세찬 빗소리가 마냥 좋았다 한 때 어려운 시기가 있었을 뿐인데 그런 이유로 자존감을 잃어가며 살고 마음이 여린 소견은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가 힘들었고...
2023/06/20 <내 삶의 길목에서> 20.06.2023 3:4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을 앞둔 사촌 남동생이 예비 신부를 데리고 인사를 왔습니다. 뒤에 따라온 예비 신부를 보고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사진보다 훨씬 미인이었고 키도 컸습니다. 사촌 동생은 20대 중반부터 탈모가 왔습니다. 그래서 친구도 잘 만나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작은아버지가 많이 속상해하셨지요. 직장은 가발을 쓰고 다녔지만 여자 친구를 만들 용기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
2023/06/19 <내 삶의 길목에서> 19.06.2023 3:2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프기 전에는 제가 전혀 보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이 이제는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해 친구들이 절 더 특별히 생각해주고 보살펴준 생각도 납니다. 한번은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때 제가 쓰러져 친구가 절 업고 양호실로 간적도 있습니다. 그땐 몰랐지요. 친구도 가족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같이 친하게 지낼 땐 이 행복이 영원할 거 같았...
2023/06/19 <길을 걸으면> 19.06.2023 2:2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길을 걸으면 앞만 보고가서 좋다 길을 걸으면 한발짝 한발짝 내 영역을 넓혀가서 좋다 길을 걸으면 지금 아니 걸었으면 못볼 사람도 만나고 매연과 싸우는 편백나무 하나의 가치를 느껴서 좋다 생각없이 길을 걷다 돌아보면 벌써 이 만큼 길을 걸으면 숨겨진 나의 부지런함을 봐서도 좋다 길을 걸으면 찾아갈 곳이 있어 좋고 길을 걸으면 돌아갈 집이 있어 좋다 최명조 시인의 <길을...
2023/06/18 <따뜻한 영화 한편을 본 듯한> 18.06.2023 3:1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에 차가 고장이 나서 마을버스를 타고 일을 보러 나갔습니다. 출근시간이 지난 한산한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 안은 승객들이 많지 않아 앉아서 갈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류장에 버스가 섰고 할머니 한분이 승차를 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들을 뵐 때면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같이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예쁜 옷도 사 드릴 텐데..." 하면서 일찍...
2023/06/17 <밀양을 향해서> 18.06.2023 3:1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대학동기 친구들과 선후배가 모임을 시작한지 벌써 40여년이 되어 갑니다. 엄혹한 시대였지만 우리들의 찬란했던 젊은 시절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모임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한 친구의 외동아들이 결혼을 하여 친구들이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야~저 녀석, 그렇게 말썽부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장가를 가는 구나.” “야! 말도마라! 저 녀석...
2023/06/18 <저녁을 거닐다> 18.06.2023 3:2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6/17 <말도 안 돼> 18.06.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빠는 거짓말쟁이다. 아빠는 고등학교 때 머리가 너무 길어서 학교에서 싹둑싹둑 잘렸대. 세상에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냐? 말이 되는 소릴 해야 믿을 거 아냐, 그치? 엄마는 거짓말쟁이다. 고등학교 때 치마가 너무 짧다고 반성문을 쓰고 벌 청소도 했대. 또, 엄마가 대학생 때 찢어진 청바지 입고 다니니까 할머니가 바늘로 다 꿰매 버려서 할머니한테 대들었다가 할아버지한테 맞았...
2023/06/16 <하루의 끝> 18.06.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밤은 깊고 전철은 오지 않는다 벽에 기대어 흐린 눈을 감았다 뜬다 속절없이 흘러가버린 하루여 너는 어디쯤 서서 남은 시간을 기다리는가 말 못할 하루를 나는 살았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나 꽃잎 한 장 펴보지 못하고 나는 오늘도 입다무는구나 갑자기 맑은 웃음소리 들렸다 사내 둘과 여자애 하나 내 앞에서 수화로 부지런히 말을 주고받는다 오 즐거운 일이 있...
2023/06/16 <부족함> 18.06.2023 3:3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나 하고 받았는데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언니였습니다. "하도 전화를 안 받길 레 번호가 바뀌었나 했네. 잘 지내지? 한번 보자! 언제 시간 돼?" "좀 바빠서.. 나중에 연락할게." 언니에게 유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기억은 없고 힘들기만 했던 곳에서의 일들이 다시 생각나 서둘러 전화를 끊었습니다. 회사 사...
2023/06/15 <내 삶의 길목에서> 15.06.2023 3:2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렸을 때 어머니랑 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후 3남매를 데리고 열심히 사는 아주머니를 어머니는 많이 도와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장사가 늦게 끝나기라도 하면 그 집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시간을 보내다 가도록 했습니다. 저도 아주머니 댁 아이들을 막내 동생처럼 귀여워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 댁 아들이 사...
2023/06/15 <오래된 테이프> 15.06.2023 2:4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 사랑은 비디오나 카세트처럼 미세한 모터 소리를 낸다. 지루할 때는 앞이나 뒤로 재빠르게 넘긴다. 우리는 테이프를 꺼내 녹화를 뜬다. 우리의 과거는 십 쎈티만큼의 미래에 둥글게 말리고 있다. 그러니까 어느 골목에서 갑자기 과거의 사랑이 재생되더라도 놀라면 안 된다. 우리는 그저 먹먹해지면 되니까. 과거와 미래는 뒤바뀐 기억이다. 지금 사랑하면서 우리가 예전에 지나온...
2023/06/14 <따뜻한 예의> 14.06.2023 2:2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작은 흙집 신발장 앞에 채송화를 심었습니다. 채송화 꽃이 피자 도시에서 찾아오는 손님들 먼저 그 앞에 머리를 숙입니다. -채송화, 오랜만에 본다야. -우찌 이리도 이쁘게 피었노. -앉아서 보니께 더 이쁘네. 채송화 꽃잎 같은 사람들이 채송화 꽃잎 앞에서 가만히 머리를 숙입니다. 서정홍 시인의 <따뜻한 예의> 머리 숙여 작은 꽃을 보듯 이웃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2023/06/14 <내 삶의 길목에서> 14.06.2023 3:09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지금 회사에 경리로 입사해 사장님 비서직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 비서들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골프 부킹이지요. 사장님에게서 '몇 월 며칠 몇 시 몇 명 골프장예약' 이렇게 지시를 내리면 그때가 주중이던 휴일이던 무조건 부킹을 완료해서 내역을 사장님께 보내드려야 합니다. 근데 가장 중요한 건 사장님의 일정이 변경되면 그것도 제때 예약을 변경하고 제때 취소를 해야 한...
2023/06/13 <내가 사랑한 노래들> 13.06.2023 3:3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와 여자 친구는 재수학원에서 만났습니다. 저와 방향도 같아 매일 같이 걸었습니다. 근데 여자 친구는 비가와도 그냥 내리는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뛰어가 우산을 씌어주곤 했죠.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그녀를 학원 앞에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번, 두 번 우산을 같이 쓰다 보니, 어깨도 닿고, 나중에는 손도 서로 잡게 되고, 그녀의 가방도 들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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