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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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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r
2023/09/21 <여린 것들에 대한 연민> 21.09.2023 4:0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 할머니를 알게 된 것은 소읍에 내려와 얼마 지나지 않았던 2년 전이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점심때, 협력업체의 소장이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그 할머니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서 가장 큰 방으로 안내 되었고 잠시 후 할머니가 시키기도 전에 사람 수 데로 칼국수와 파전과 한 주전자의 막걸리와 들어 왔습니다. 그건데 먹어도 먹어도 칼국수는 나 보이...
2023/09/21 <중년의 가을> 21.09.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바람이 무심히 지나가면 어느새 인생도 쓸쓸한 가을 중년의 길목에서 가슴 울린다 날마다 우체국 문 열고 들어서듯 나도 글을 써 누군가의 가슴을 열고 조금씩 조금씩 들어서고 싶다 거울 앞에 서면 세월이 씁쓸히 웃고 있지만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과 그리움이 맴돈다. 숲길을 산책하다 풀숲에 숨은 밤알을 줍듯, 진주처럼 빛나는 그리움 하나 줍고 싶다 오석주 시인의 <중년의 가...
2023/09/20 <아들 녀석이 하는 말> 20.09.2023 49:5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 교감 때문에 힘들어 학교 그만두고 싶어 했더니 교감을 곶감이라 생각하고 먹어 버려 푸하하 어느 날 또 교장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 사표 내고 싶어 했더니 교장을 육개장이라 생각하고 먹어 버려 푸하하하 스트레스 날리는 덴 역시 우리 아들이 최고야 채지원 시인의 <아들 녀석이 하는 말> 고민되는 일일수록 쉽게 쉽게. 힘든 사람을 만나면 좋게 좋게. 붙잡고 있는다고...
2023/09/19 <갈림길> 20.09.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숨 가쁘게 쫓기듯 달려 온 길 고개 중턱에 서서 뒤돌아보니 생각보다 많이 바뀐 인생 뒤안길 어디서부터 잘못 접어 들었을까 마음 내키며 걸어온 길은 턱 없이 짧았다 지금 돌아가기엔 너무 멀고 아득하다 오후 중턱에 걸친 햇살 보며 생각 고쳐본다 그래! 이제부터는 내 맘대로 걸어 가보자 그래야 내 삶에 덜 미안할 거니까 마음에 숨은 또 다른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길 당...
2023/09/19 <내 삶의 길목에서> 20.09.2023 3:1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회사에 입사한지 10년을 넘었는데 회사가 김포로 이사를 하게 되어 남양주에서 김포까지 너무 멀어 저는 따라 갈수 없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 두던 날, 대표님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표님은 우리 시어머님께도 인사오실 정도로 그렇게 가깝게 지냈는데.. 그렇게 서운해 있던 차에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건물 관리실 부장님이라며‘저희와 함께 일할...
2023/09/20 <생일은 또 돌아오는데 뭘> 20.09.2023 3:3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팔순의 언니 생일 날, 언니가 좋아하는 케잌을 사 들고 갔습니다. 달달한 과자나 케잌을 좋아하는 언니는 늘 조용하고 자기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살았습니다. 딸 많은 집 맏이로, 동생들의 잘못도 다 언니가 뒤집어쓰는데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참아낸 우리언니. 결혼 하고서도 당신네 자식들과 남편에게 희생하느라 입을 꾹 다물고 답답하게 사는 언니가 안쓰러워서 ‘언...
2023/09/18 <좋은 때> 18.09.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언제가 좋은 때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지금이 좋은 때라고 대답하겠다 언제나 지금 바람이 불거나 눈비가 오거나 흐리거나 햇빛이 쨍한 날 가운데 한 날 언제나 지금은 꽃이 피거나 꽃이 지거나 새가 우는 날 가운데 한 날 더구나 내 앞에 웃고 있는 사람 하나 네가 있지 않느냐 나태주 시인의 <좋은 때> 누가 살면서 좋았던 때가 언제였냐고 물어오면 생각하거나, 기억을 떠올리...
2023/09/18 <여름과 선풍기> 18.09.2023 3:5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항상 이 맘 때면 아내와 함께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선풍기 청소와 정리. 해가 갈수록 더워지고 길어지는 듯 한 여름.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는 잠시라도 버틸 수 없는 더위에 선풍기는 에어컨보다 더 고단한 여름을 보냈죠. 전기료 때문에 하루 종일 에어컨을 돌릴 수 없기에 그 빈자리는 늘 선풍기가 대신하게 됩니다. 요즘은 3엽에서 4엽 5엽 등 날개 수도 다양하고, 에어 서큘레...
2023/09/16 <저녁을 거닐다> 17.09.2023 4:1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9/15 <사라져가는 기억의 끝을 붙잡고..> 17.09.2023 3:35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올해로 95세이신 할아버지와 88세이신 할머니. 작년 초까지만 해도 두 분 같이 사셨는데 깜빡거리는 증상이 심해지셔서 결국 작년 4월부터 요양병원에 가시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각별히 지낸 저는 수시로 반찬을 만들어 드리고 과자나 과일을 가져다드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님이 요양병원에 가신지 4개월쯤 지났을 무렵부터 저를 잘 못 알아보십니다. 제 이름을 몇...
2023/09/15 <할머니와 문학> 17.09.2023 2:4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내게 남은 할머니의 목소리 중에 제일 오래된 것은 일테면 매우 문학적이었다 맑은 날도 그렇지만 특히 비 오는 날 사방이 어두워지는 저물녘이면 할머니가 말하곤 했다 -벌써 어둡구나, 아니고, 저릿해. 저릿하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그때는 정확히 몰랐지만 학교 도서관을 드나들며 문학책을 한창 많이 읽던 때라서였을까? “어둡다”와 “저릿하다” 사이의 연관...
2023/09/16 <사랑합니다.> 17.09.2023 3:2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스피노자는 말했습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고. 그렇다면 누군가 소심한 내게 "만약, 내일 죽어야 한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소심한 성격의 저는 우물쭈물 망설이다 아마도 '내가 제일 미워한 사람한테 찾아가 시원하게 퍼부어야지 하는 마음과, 돈 꿔준 사람한테...
2023/09/17 <그럴 수 있어> 17.09.2023 3:5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친정아버지는 불같이 급한 성격으로 호랑이 같으시고 친정어머니는 세상 급할 일 없는 천하태평 거북이십니다. 저는 아버지를 닮아 좋게 말하면 엄청 부지런하지만 뭐든 빨리빨리 해치워야 직성이 풀려 잘 다치기 일쑤입니다. 그러던 아지 매가 오십 중반이 되고 보니 영 딴사람이 되어갑니다. 너그러워진다고 할까요. 마음이 태평양 같아집니다. 이런 자신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리...
2023/09/16 <거스름돈에 대한 생각> 17.09.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삶은 왜 내가 던진 돌멩이가 아니라 그것이 일으킨 물무늬로서 오는 것이며 한줄기 빛이 아니라 그 그림자로서 오는 것일까 왜 거스름돈으로서 주어지는 것일까 거슬러 받은 오늘 하루, 몇 개의 동전이 주머니에서 쩔렁거린다 종소리처럼 아프게 나를 깨우며 삶을 받은 것은 무언가 지불했기 때문이다 나희덕 시인의 <거스름돈에 대한 생각> 온 힘을 다 쏟아부으며 최선을 다해도...
2023/09/14 <언니의 따듯한 큰 손> 14.09.2023 3:3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주 친정엄마가 계신 요양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막내오빠랑 새언니, 우리 부부 그렇게 넷이 출발을 했고, 큰오빠 내외도 올라와서 다 함께 만났습니다. 출발 전에 시골에 계신 큰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가 청양 고추나 오이, 가지 같은 거 필요 하냐고 묻는다고...“오빠랑 언니가 농사지은 싱싱한 채소들 먹으면 저야 너무 감사하지요. 근데 오빠! 언니가 따지 말고, 오...
2023/09/14 <낙법> 14.09.2023 2:4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내가 당신에게 배운 가장 소중한 가르침은 낙법이었다 당신이 당신의 생애 전체를 기울여 나를 메치고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어두운 골목길에 쓰러뜨리고 벼랑 아래로 힘껏 떠밀어버린 것도 결국은 나에게 낙법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넘어지면 넘어지면 되고 쓰러지면 쓰러지면 된다는 것을 새가 바람에 자신을 맡기는 것처럼 기차를 타면 기차에 나를 맡기는 것처럼 넘어지면 넘어진...
2023/09/13 <내 삶의 길목에서> 13.09.2023 3:3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오래되다 보니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이 많았습니다. 안방 화장실에 물이 샌다고 아래층에서 얘기를 해 수리했고, 베란다는 전에 살던 분이 화분이 많아 타일 색이 바래 고 틈새가 보기 흉해 덧씌우는 작업을 해 깨끗하게 변화를 주었습니다..1년 전. 코로나로 집 콕 하면서 지내는데 부엌 싱크대 문이 틀어졌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집 전체 리 모델링을 하면...
2023/09/13 <메밀국죽> 13.09.2023 2:48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서너숟가락씩 덜어줄 때마다 국물은 도란도란 깊고 시원해진다 나눠 먹던 내력 때문이다 밥 굶는 일 이웃이 모르도록 빈 솥 끓여 굴뚝 연기 피우던 먼 기억까지 국물 맛이 잇대어졌기 때문이다 밥 먹는 소리 담장을 넘지 않도록 나무 숟가락을 쓰던 서러운 얘기가 콧등을 친다 건네주고 남은 것만이 정선 메밀국죽이 된다 메밀 한톨 한톨이 끌어안고 있던 작은 상처를 마신다 후룩후룩...
2023/09/12 <꿈은 이루어진다.> 12.09.2023 3:5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희 부부는 결혼 7년차입니다. 대도시에서 자랐던 아내와 저는 경북의 소도시에서 30년 된 복도식 아파트 제일 끝집에 전세를 얻어 신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밤이면 아랫집 싸우는 소리, 윗집에서 쿵쾅대는 소리, 옆집 아저씨의 코고는 소리까지.. 마침, 전세 만기가 될 무렵 아내의 고향인 대도시로 이직할 기회가 생긴 저는 이 때가 기회다 싶어 집주인에게 전세기한 까지만 지내겠...
2023/09/12 <어제보다 조금 더> 12.09.2023 2:27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제보다 더 젊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해질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가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나눌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강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더 지혜로울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가까이 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생각할 수는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어제보다 조금만 더 이문재 시인의 <어제보다 조금 더> 지나간 일은 되돌릴...
2023/09/11 <겉돌지 않을래> 11.09.2023 2:4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사각형 종이 모서리 하나 접으면 오각형이 되지 하나 더 접으면 육각형이 되고 계속 접다 보면 모서리가 사라진 원이 되지 둥글게 살아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바로 그 원 살짝만 밀어도 데구루루 구르고 내리막을 만나면 가속도 붙어 질주하는 원 안을 잘 봐 수많은 모서리에 찔려 있지 얼마나 아프겠어 좀 덜컹거리면 어때 좀 느리면 어때 난 접지 않고 살 거야 착하다 착하다...
2023/09/11 <내 삶의 길목에서> 11.09.2023 3:43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강원도 고성, 화진포 바닷가를 다녀왔습니다. 문득 올 여름이 가기 전에 그리고 더 나이 들기 전에 물놀이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남편하고 떠났습니다. 이 곳 해수욕장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주 갔던 곳이라 친숙하고 반가운 곳입니다. 날씨도 좋고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도 쓰고 긴 팔, 긴 바지로 온 몸을 감추고...
2023/09/10 <동생들과 그리고 나> 10.09.2023 3:34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 집 세 남매가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고향에 모였습니다. 부모님 모시고 밥 먹고 커피 마시러 카페에 들렀습니다. 서로의 일 때문에 이렇게 한꺼번에 다 모이지 못하는데 함께 모여 웃고 떠드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카페를 나가면서 원두커피를 사 가려고 가격은 얼마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을 본 남동생은 ”누나들! 원두 몇 개 사가요. 내가 사줄게.“ 합니다. ”그...
2023/09/10 <저녁을 거닐다> 10.09.2023 3:36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2023/09/08 <이사> 10.09.2023 3:12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2년마다 이사를 합니다. 전세계약이 2년으로 되어 있어서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어김없이 새로운 전세 집을 찾기 위해 찾아다녀야 하죠. 그런데 늘 돌아오는 2년. 한두 번도 아닌데 이번엔 정말 유독 힘들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이고 둘째 이유는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엔 작은 마을이라 전세집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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